📌 이 주의 정치 이슈 심층 분석
정청래의 성적표가 될 재보궐선거 공천
더불어민주당이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 인천 연수갑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전략공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발표였다는 반응입니다. 연수갑에는 박남춘 전 인천시장의 공천이 유력하다고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송 전 대표의 거취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난무했습니다. 정가에서는 송 전 대표가 하남갑, 평택을 둘 중 한 곳에 공천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핫 플레이스’에 전략공천할 것을 시사하고 김용남 전 의원의 수도권 전략공천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송 전 대표가 공천을 받지 못 할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송 전 대표에 대한 결론을 빠르게 내지 못 하면서 정 대표가 송 전 대표를 견제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정 대표가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노린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습니다. 송 전 대표 또한 차기 전당대회 출마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잠재적 경쟁자인 송 전 대표의 원내 진입의 문을 쉽게 열어주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두의 예측이 어긋난 발표를 시작으로 정 대표가 얽히고설켜있던 민주당 재보선 공천 국면을 풀어내기 시작했고, 본인을 향한 비판 여론도 전환시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천에서의 교통 정리를 마치면서 이제 정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수도권 공천입니다. 앞서 말했듯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하남갑으로, 김용남 전 의원이 평택을로 공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사 배치에 관한 것이 아니라 평택을 출마를 선언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의 관계, 그리고 연일 공천을 요구하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천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조국 대표가 출마 선언한 평택을은 재보선 지역 중 치열할 것으로 손꼽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현재까지 출마가 결정된 후보는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그리고 개혁신당까지 후보를 내게 된다면 6자 구도가 형성되는 지역입니다. 좌부터 우까지 한국의 모든 이념이 평택을로 집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3명의 후보 모두 당대표로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모였습니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 당시 당대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황 대표와 조국 대표 둘 다 법무부 장관 출신이며,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 당시 통합진보당을 해산시켜 당시 통진당 의원이었던 김 상임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한 사연이 있는 등 여러모로 흥미로운 지역입니다.
어쨌든, 조국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정 대표의 평택을 공천 결정이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조국 대표가 평택을 재선거는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실시되는 만큼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정 대표는 재보선 전 지역 공천을 공언하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이광재 전 지사와 김용남 전 의원 사이에서 누구를 평택을에 공천하고 누구를 하남갑에 공천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노의 이 전 지사와 친문의 조국 대표가 대결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김용남 전 의원의 평택을 공천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두고 정 대표의 의중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남 전 의원은 2019년 조국 대표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자유한국당이 구성한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TF’의 위원으로 선봉에서 조국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때문에 악연으로 얽힌 두 사람이 손을 잡은 모습은 상상할 수 없는데, 김 전 의원을 내세우는 것은 단일화에 선을 긋는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김 전 의원의 공천이 조국 대표의 원내 진입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의지로 비쳐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 대표가 평택을에 인지도가 너무 낮은 인물을 배치할 경우 조국 대표의 당선을 도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고 강한 후보를 내는 경우 잠재적 대권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일화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조국 대표를 너무 견제하지 않는 모양새로 보이기 위해 적절한 인물이 김 전 의원이라는 것입니다. 김 전 의원은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대중적 인지도도 있고,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어 경쟁력 측면에서도 적당하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을 공천하는 것이 정 대표가 논란에 휩싸이지 않는 적절한 공천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정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천 문제입니다. 김 전 부원장은 각종 인터뷰에 출연하며 재보궐선거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안산갑 또는 하남갑 출마를 희망한다며 구체적인 출마지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검찰의 조작기소 피해자이며 무죄를 확신하기 때문에 출마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우는 김 전 부원장이기 때문에 정 대표가 난감한 상황입니다. 김 전 부원장을 공천하게 되면 다른 지역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정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이 김 전 부원장을 공천하게 되면 국정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비난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 대표가 김 전 부원장의 공천에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칠 경우 자칫 잘못하면 조작기소에 동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 대표도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모습입니다.
김용 전 부원장의 거취에 관한 문제를 정청래 대표가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공천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 전 지사는 현재 분당갑 지역위원장으로 2028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전 지사를 공천하면 김 전 부원장을 분당갑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전 부원장의 대법원 판결이 다음 총선 이전에는 나올 것이고 무죄가 확정된다면 사법 리스크 없이 출마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김 전 부원장은 성남시의회 의원 재선을 지냈고 분당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지낸 바 있기 때문에 추후 분당갑 공천을 약속하는 것이 김 전 부원장을 설득하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전 지사의 공천을 발표하고 나면 정 대표가 김 전 부원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방선거 공천은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를 나타내지만, 재보선 공천을 전략공천 중심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이상 정청래 대표의 정치적 선택인 것으로 평가될 것입니다. 이는 결과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정 대표가 지게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재보선 실시 예정 지역 14곳 중 13곳(김상욱 의원의 울산 남구갑을 민주당 포션으로 보는 경우)이 민주당에서 차지하고 있던 지역구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수성 여부가 정 대표의 성적표가 될 것입니다. 당대표 연임을 노리고 있는 정대표가 만점짜리 성적표를 받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에게 공천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