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주의 정치 이슈 심층 분석

추미애의 압승이 정청래에게 유리한 이유

 

예상 뒤집은 추미애의 1차 과반 — 결선도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최종 선출됐습니다. 민주당의 경기도지사 경선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역이라는 점,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준호 의원이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었습니다. 세 후보 모두 각자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 명의 후보가 과반 득표를 얻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때문에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갖은 분석과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출 과정이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았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득표율의 10% 가산점을 얻는 여성 가산점 제도', 또 하나는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두 가지 중에서도 특히나 후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결과가 지방선거 이후 8월에 있을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경선이 전당대회 예고편인 이유

 

경기도지사 경선은 민주당 후보를 뽑는 '당내 선거'입니다. 전당대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두 선거의 유권자가 겹칩니다. 게다가 경기도는 국민의힘이 아직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라, 민주당 경선 참여자들이 '본선에서 누가 이길까'를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순수하게 '우리 당에서 누가 더 좋냐'만 보고 투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경기도지사 경선 결과가 당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 즉 전당대회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로 결과가 결정됩니다. 여기서 국민여론조사는 ARS, 즉 기계음으로 진행되는 자동응답 방식입니다. ARS는 사람이 직접 전화를 걸어 묻는 방식과 다릅니다. 기계음이 흘러나오면 본인이 능동적으로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쉽게 말해 길거리 설문조사에 비유하면, 사람이 직접 행인에게 말을 걸며 참여를 권유하는 것과, 판넬만 세워두고 알아서 참여하게 두는 것의 차이입니다. 후자라면 해당 주제에 평소 관심이 많았던 사람만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ARS 여론조사가 딱 그렇습니다. 응답률은 낮지만, 응답하는 사람은 정치에 관심이 높은 층일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여론조사, 누가 응답하나

 

국민여론조사는 민주당 당원이 아닌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데 경선 시기에 ARS에 자발적으로 응답하는 사람이라면, 당원 가입까진 안 했어도 당에 본인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싶어하는 열성 지지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국민여론조사 결과도 권리당원 투표 결과와 비슷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추미애 의원이 결선 없이 압도적인 1위로 경선을 통과했다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이 ‘강한 당성’으로 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추 의원은 최근 검찰개혁 국면에서 이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보이며 몇 차례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딪히면서까지 의견을 관철했다는 이미지가 사라지진 않았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표에 참여한 권리당원과 민주당 지지층이 이 대통령과의 호흡을 가장 중요시 했다면, 추 의원의 표가 어느정도 분산됐어야 하고, 적어도 결선은 있었어야 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소위 '명픽'으로만은 안된다는, 그리고 강성의 핵심 지지층에게 호소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한 측면이 있습니다.

 

 

강성 지지층이 말한 것 — '명픽'보다 강한 게 있다

 

다가올 8월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임 도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항마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기도지사 경선은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나오는 후보에 비해 소구력이 강하다는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이는 또 다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정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됐던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명계 후보인 박찬대 의원에게 권리당원 투표에서 승리를 거둔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청래 당대표가 당선된 지난 전당대회의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여론조사 30%였습니다. 다음 전당대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 대표가 ‘1인 1표제’ 도입에 성공하며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의 가치가 동일해졌습니다. 즉, 권리당원의 의견이 기존보다 더 크게 반영될 것입니다. 지금 웃고 있는 것은 추미애 의원 한 사람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