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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이 대통령의 SNS 정치
이재명 대통령의 SNS, 특히 엑스(X·구 트위터, 이하 엑스)가 연일 화제입니다. 이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이 SNS에서 활발한 활동을 합니다.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팔로워들에게 의정 보고를 하고 특정 사안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피력해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언론을 통해 자기 의견을 미처 전달하지 못 하는 경우 SNS를 통해 메시지를 내기도 합니다. 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SNS에서 설전을 벌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지자들은 댓글을 달고 응원을 보냅니다. 물론 반대의 댓글들도 달리기 마련입니다.
이 대통령의 SNS 활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국회의원직을 수행할 때까지도 활발한 SNS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한 소통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는 항상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SNS에 업로드하는 모든 글이 지금처럼 ‘연일’ 화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모두가 이 대통령의 엑스에 주목하고 있을까요.
이 대통령의 엑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된 게시물이 업로드 되면서부터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여기에서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정도만 언급했을 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틀 뒤 23일, 이 대통령은 ‘시장에서 정부가 5월 9일 일몰이 도래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고 종료할지를 주목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연장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글을 올립니다.
부동산과 관련된 문제는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정부의 말 한 마디에 시장이 출렁일 수 있고 국민 반응이 예민해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가 정부의 실패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이런 문법을 깨고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시장을 향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엑스에 게시한 글로 시작된 논란에, 다시 엑스를 통해 대답합니다. 이후 ‘설탕 부담금’에 대한 의견을 또 다시 엑스를 통해 물으면서 이 대통령의 SNS가 매일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합니다.
기시감이 든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소위 ‘SNS 정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루 평균 10여 건의 게시글을 올리며 현안에 대한 입장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날것의 언어로 글을 작성합니다. 주로 새벽 시간을 이용해 글을 올리는데, 아침 뉴스가 시작되기 전을 노려 하루 동안의 의제를 본인이 선점하려는 전략이라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의 SNS부터 확인하는 기자들도 있다고 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의 현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일 이 대통령이 엑스에 올린 글을 의제로 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언론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이 대통령의 글에 대한 여야 반응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설탕부담금법’을 발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직접 뉴스를 만들어내고 국정 운영을 주도하는 모습입니다. 쏟아지는 뉴스로 인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5월 9일까지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정책 홍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대통령은 엑스에서 특히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고 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것’,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 ‘당장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며 집값 안정화를 반드시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입니다. 과거 정부들의 부동산 정책 실패 요인으로 잦은 정책 발표와 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꼽히는데, 이에 따라 정책 발표는 아껴두면서 SNS를 통해 구두 개입을 강하게 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동산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왔다는 기사를 공유하면서 효과가 나오고 있지 않냐는 것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활발한 SNS 활동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낸 메시지가 실패해버린다면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보통 대통령의 메시지는 아껴두는 편인데, 너무 잦은 메시지는 정부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메시지의 목적이 의견을 묻는 것이든, 토론을 제안하는 것이든 시장과 정책에는 즉각적인 신호로 작동하게 됩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이 비싼 생리대 가격을 지적한 이후 ‘반값 생리대’ 제품 공급이 확대될 만큼,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무게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로는 이 대통령이 페이스북에는 정제된 글을 올리는 반면, 엑스에는 페이스북의 것보다는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인 설정이 마련되지 않은 정책에 대해 언급하거나, 맥락을 설명하지 않은 짧은 메시지를 내는 경우 ‘언론이 이를 어떻게 옮길지’를 고려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설탕 부담금’과 관련해 발생했던 논란이 그렇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없이 가벼운 이재명식 SNS 정치’라는 비판을 했습니다. ‘이재명식’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으로 보아, 이 대통령 고유의 장르가 만들어진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재명식 SNS 정치’가 앞으로 정책 추진의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갈등을 유발하는 수단으로 남을지, 평가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