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정치 지도자들이 AI 시대 도래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화두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정치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그렇다면 AI 시대,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우리 보좌진의 업무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보좌진의 주된 역할은 법안을 성안하고 질의서와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선거를 기획하고, 메시지와 정책 자료 등 상당 부분이 문서 중심 노동입니다. 그런데 이 영역에서 AI는 이미 빠르게 보좌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영감님들의 개떡같은 말을 찰떡같이 알아 듣지 못해 늘 고난과 역경이 가득했는데, AI놈들은 어쩜 그렇게 개떡같이 입력해도 찰떡을 내놓을까요.

 

 

긴 장문의 글조차 수 초내에 뚝딱 내놓는데, 심지어 그 퀄리티조차 ‘가르쳐서 키우는 직원보다 낫다’ 라는 엄한 평가도 있습니다. AI는 하루가 다르게 정치 현장의 실무를 능숙하게 따라잡고 있습니다. 현업의 누군가는 마치 ‘빅브라더’를 언급하며 무섭다고까지 얘기합니다.

 

 

시장은 더 빠릅니다. 주식 섹터의 테마는 이제 AI를 넘어 ‘로봇’으로 옮겨가며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실적 발표회에서 직접 휴머노이드를 무대에 세우기도 했습니다. AI가 인간의 형상을 갖고 현실에 등장하는 순간도 머지 않음을 나타내는 신호일 것입니다.

 

 

그래도 혹자는 얘기합니다. AI만의 정형화된 표현, 그 특유의 ‘쪼’가 아직은 계속 티가 난다며 여전한 한계를 지적합니다. 그나마 이마저도 우리나라에서나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영어로는 그 수준을 넘어섰다고들 하죠.

 

 

수학적 확률 계산에서 시작해 지금은 추론의 영역까지 발전한 AI가 확실히 ‘아직까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취재의 기능과 네트워킹입니다.

 

 

아예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는 것은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이겠죠. 지면 1면에 실릴만한 보도자료 아이템을 AI가 찾아주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네트워킹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선거 시즌에서 인간적 이해와 공감, 친밀함을 기반한 인적 네트워크는 AI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단순한 정답이 아닌, 인간의 욕망까지 읽어야 하는 선거 영역에서  AI가 유권자와 소통하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AI는 독립적 주체로서 선거운동을 할 수는 있을까요?

 

 

물론 이조차도 지금의 AI 발전 속도를 간과하는 시각일 수 있습니다. 만약 정말로 AI 기반 휴머노이드가 정치적 판단과 감정, 인간의 욕망까지 ‘카피’하는 수준이 된다면 입법의 영역도 가까운 미래에는 AI로 대체되는 날이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제 AI를 입법을 통해 규제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