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상임위 하나만 팬다? 산자위에서만 10년 넘은 보좌진의 노하우

 

국회 보좌진에게는 두 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한 상임위만 오랫동안 하면서 전문성을 쌓는 보좌진이 있고, 또 다른 타입은 여러 상임위를 경험하면서 소위 제너럴리스트로서의 보좌진이 있습니다. 각각의 타입에는 장단점이 있을 수 있는데요. 이번 인터뷰는 산자위(이름은 정권마다 바뀌었습니다)만 10년 넘게 담당해온 송일용 선임비서관님과 진행했습니다.

 

 


 

🎙️자기소개

저는 2011년 11월부터 국회에서 근무해 온 보좌진으로 올해로 15년차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언론인을 꿈꾸며 방송사 영상취재 보조 일을 하던 중, 대검찰청 국정감사 현장에서 의원과 보좌진이 국정에 대한 질의와 자료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매력을 느껴 보좌진의 길을 선택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 계기로 국회 홈페이지 채용공고를 찾아보다 전혜숙 의원실에 수행비서로 입문했고, 이후 여러 의원실들을 거치며 정책 일을 배우게 됐고 현재는 정책과 법안을 담당하는 정책 비서관으로서 주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중심으로 보좌를 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국회 보좌진으로 근무했는데, 국회 보좌진의 생활은 어떤지?

보좌진은 단순하게 국회의원을 보조하는 인력이 아니라, 의원님의 철학을 현실 정책으로 연결해주는 정책 설계자이자 실무 조율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산자중기위처럼 산업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정책 밀도가 높은 상임위에서는 법안 기획, 질의서 작성, 예산 조정, 언론 대응, 이해관계자 소통까지 정말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생활적으로는 공적인 업무가 많고 사적인 시간은 제한적이지만, 국가 정책을 실질적으로 움직인다는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보람이 큽니다. 무거운 책임감만큼 보람도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산자위를 주로 담당한 것으로 아는데, 산자위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산자중기위는 기업과 산업, 통상 등 국가 경제를 구성하는 요소 주체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임위입니다. 산업부, 중기부, 지식재산처 등을 소관기관으로 하며, 한국가스공사, 석유공사, 광해광업공단 등 자원을 조달을 담당하는 공기업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벤처투자, 소상공인시장진공단 등 중소기업·벤처창업·소상공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굵직한 공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책 영역으로는 제조업, 수출입, 자원조달,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술보호, ESG까지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최근에는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인공지능 산업 전략 등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정책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임위원회이기도 합니다.

 

 

🎙️산자위를 하고 싶어 하는 보좌진이나 산자위 소관 기관, 산자위와 관련된 민간 부분에 대한 업무 팁을 알려준다면?

산자중기위는 정책의 무게감이 큰 만큼 업무 난이도도 높은 편입니다. 그런만큼 업무 영역별로 카테고리를 분류해서 업무를 한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산자중기위의 구조 및 담당기관별 기능 및 업무에 대한 이해입니다. 산업부·중기부·지식재산처를 비롯한 각 부처별 산하 공공기관(ex. 가스공사, 중진공 등)에 대한 구조와 담당 영역을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이해관계들의 조율 능력입니다. 산자중기위는 기업, 자원, 통상 등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임위인만큼 입법 과정에서 정부, 기업, 노조,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특정 주체만 유리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정책 흐름의 모니터링입니다. 산업부, 중기부는 정책 변화가 시시각각 일어나는 부처입니다. 따라서 언론의 보도와 국회 입법조사처 및 예산정책처에서 발행하는 보고서 등을 상시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네 번째로는 질의서, 입법, 예산 등 실무능력 쌓기입니다. 국감 및 상임위 현안 질의서의 높은 완성도를 위해 시시각각 발생하는 이슈 분석력과 부처 실무자(행정) 및 관련 분야 전문가(현장)와의 수시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한 문제만 제기할 것이 아니라 입법적 대안, 제도 개선안까지 고민하는 설계 능력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전문성 쌓기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현안들을 다 파악해야겠다는 욕심보다는 한 주제에 관해 깊이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제(ex. 기술탈취, 플랫폼 수수료, 소상공인 정책 등)부터 선정하고 문제점 분석과 대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후 점차 구조를 넓히고 이해하며 확장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보좌진의 경력을 봤을 때, 여러 상임위를 경험하는 것과 한 상임위에서 오래 전문성을 쌓는 것 중, 각각 어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두 방식 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상임위에 집중해 전문성을 쌓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산자위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하다 보니, 산업·에너지·중기 정책의 흐름과 역사, 그리고 부처 담당자들의 관성까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시야가 좁아질 수 있는 단점도 있어 타 상임위 이슈도 꾸준히 모니터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자신의 경로와 목표에 맞게 경력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보좌진 동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좌진은 어느 분야보다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직군입니다. 의원님을 도와 정책을 설계하고, 입법을 완성하고, 예산을 확보하며, 민원 현장까지 대응하는 '정책 종합 수행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질문을 받았을 때 개인 생각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에 기반한 정책적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좌진은 스스로를 정치인 또는 행정가 못지않게 정책 전문가로 인식하고 꾸준히 공부해야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해 주신 송일용 선임비서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