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귀동 민컨설팅 전략실장이 보는 대선

 

윤석열 前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됐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대선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정치·경제 칼럼니스트이자 민컨설팅의 전략실장으로 재직하고 계시는 조귀동 실장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조귀동 실장님은 ‘세습 중산층 사회’(2020), ‘전라디언의 굴레’(2021), ‘이탈리아로 가는 길’(2023)을 출판하셨으며 정치·경제학적 접근을 활용해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가지신 분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 진단과 향후 펼쳐질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자기소개

 

현재 정치 컨설팅 민에서 일하면서 선거 캠페인, 정치인 및 정당 컨설팅, 기업이나 로펌에 대한 자문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언론사에서 15년 정도 일했고, 중간에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잠깐 일했습니다. <세습 중산층 사회>, <전라디언의 굴레>, <이탈리아로 가는 길> 등의 책을 썼고 현재 조선일보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정치 현안 분야 질문

🎙️윤석열 前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으로 조기 대선이 촉발됐는데 현재 우리나라 정치 상황을 진단하신다면?

 

비상계엄은 윤석열의 일탈적인 행동이지만, 기존 정치 질서가 와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건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 질서는 체제, 레짐보다 넓게 정당, 정치인, 이데올로기, 지지자 구성, 정치 행위의 명시적·암묵적 규칙 등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개별 정당이나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위기라는 시각에 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지금의 정치 질서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만들어졌고,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게 문재인 정부의 정권 재창출 실패와 윤석열의 등장과 몰락의 배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이 안정적으로 지지자 연합을 구성하지 못하고, 따라서 팬덤 정치와 포퓰리즘에 의존하게 된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 결과 전통적인 양대 정당은 가장 팬덤이 센 정치인을 중심으로 한 일극 정치가 심화되고, 비주류가 소멸에 가까울 정도로 세력을 잃었습니다. 양대 정당이 사회경제적 문제, 특히 경제 변화에 소외된 이들을 지지자 연합에 유지할 수 있는 의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 보니 붕 떠 있는 유권자, 일종의 구조적 스윙보터라 할 만한 이들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정당의 구심력과 유권자의 유동성이 동시에 높아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원인입니다.

 

좀 더 현실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면, 보수 정치 세력은 일종의 진공상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정치적 상징, 이데올로기, 정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빠르게 당을 장악할 수 있었고, 우파 유튜버가 득세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보수 정치가 약화되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을 쥐고 흔드는 국면이 나타나게 된 게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보수 정치를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이나 세력을 가진 건 아니기 때문에 보수 정치는 파편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보수 세력 내부의 파편화와 분열의 강도를 높이고, 극단주의적인 세력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했습니다.

 

민주당 쪽을 보면 비주류의 공간이 없어진 것이 이재명 대표의 독주를 낳고 있습니다. 이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비주류의 공간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걸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핵심 집단인 대학을 졸업한 60년대생, 내지는 마포·용산·성동구에 사는 상위 중산층이 고소득-저자산 계층에서 고소득-저자산 계층, 그리고 장노년층화 되면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펼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성장 강조, 복지 의제 후퇴, 감세 정책 등은 단순한 선거 전략이 아니라 지지자의 이해관계가 변화한 결과 아닐까 합니다. 자연스럽게 20~30대 청년, 중하층, 지방에 대한 지지를 구하기는 어려워지고 있고,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자 연합을 유지하는 건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정치나 정책 의제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통적 의제가 소멸하는데, 새로운 의제는 아직 큰 흐름을 만드는 단계는 아닙니다. 복지 의제가 더 이상 큰 이슈가 되지 않는 게 대표적입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을 비롯해 공공재 생산과 재원 확보를 둘러싼 갈등은 불이 붙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개헌이나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호응도도 높아져 있습니다.

 

 

🎙️현재 정치 상황 속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이번 대선에서는 비상계엄으로 드러난 정치의 위기, 그리고 한국 사회의 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가 화두가 아닐까 합니다. 정치의 위기는 단순히 개헌이나 선거제도 변경에 그치지 않고 정치하는 방식 전반을 바꾸어야만 해결 가능하고, 유권자들도 진영 대립과 갈등의 과열 상태를 진정시키는 유형의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사회’라는 전통적인 사회 계약이 허물어져 내린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과 분배, 그리고 정부 역할에 대한 모델을 제시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대선 주자들이 성장을 강조하는 건 경제 여건이 구조적으로 녹록지 않기 때문이지만, 결국 분배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성장할 것이냐는 것부터 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명실상부한 주류 정당이 된 민주당은 새로운 성장 모델을 얼마나 설득력 있고, 현실에서 잘 작동될 수 있는 것인지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의힘이나 개혁신당 등 민주당을 뒤쫓는 정당도 어떻게 성장할 것이냐, 그리고 그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를 두고 철학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측되는데 중도·보수 빅텐트가 형성이 될 것이라고 보시는지? 빅텐트가 형성된다면 ‘어대명’의 구조가 깨질 것이라고 보시는지?

 

빅텐트는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빅텐트가 만들어지려면 참가할 수 있는 정치 세력에 유인이 있어야 하는데, 유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반명’이라고 할 수 있는 유권자 집단이 동일한 목표나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민주당과 진보 쪽에서 빅텐트가 만들어질 때의 상황과 다릅니다.

 

먼저 빅텐트라는 게 만들어지려면 구성 이후에 어떻게 각 세력 간 직위 배분이 이루어질지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 세력을 대표하는 중심인물, 대선 후보가 될 인물에게 빅텐트 합류가 향후 정치적 이익이 되어야 합니다. 가령 97년 대선에서 DJP 연합은 독자적인 대선 승리가 어려운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에게 확실한 지분을 보장했고, 어느 정도 이루어졌습니다. 김종필 입장에서도 합류해서 정권 운영에 지분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고, 상당 기간 그의 정치적 위상이 떨어지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의 빅텐트 논의라는 건 결국 국민의힘 밑으로 모이라는 식인데 명확히 어떻게 자리를 나누겠다는 건지, 그리고 참가 세력의 대표 인물에 어떠한 이득이 있는지 제시할 사람도 없고, 이를 보장할 수 있는 공약도 불가능합니다. 안철수 의원같이 2021년 합류했지만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인정은 받지 못하고, 무시당한 사례도 존재하고요.

 

그리고 반명 빅텐트를 구성했을 때 어떠한 노선일지도 문제입니다. 국민의힘은 계엄 반대 세력이 비주류이고, 윤석열 수호-계엄 찬성 동조 세력이 강하고, 나아가 한덕수 총리 같은 인물을 옹립하자는 의견도 있죠. 비상계엄 사태로 보수 세력은 그 찬반을 놓고 분열되어 있는데, 이 이슈를 묻어둘 수도 없죠.

 

잠재적인 빅텐트 참가 후보인 개혁신당의 경우 빅텐트 참가 유인이 꽤 떨어집니다. 지금의 개혁신당은 반윤-비명 유권자, 2017년에 문재인·안철수·유승민 후보에 투표했지만 2022년 윤석열 후보에 투표했던 사람들이 기반일 것입니다.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주도의 빅텐트에 참여할 경우 간신히 확보한 자신의 지지 기반을 다시 상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철수 예비후보가 제3세력을 확보한 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합류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 이 제3정당 지지 기반이 양대 정당에 속하거나, 빅텐트에 참여해서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보수 정당으로의 구심력이 떨어진다면 굳이 참여하기보다, 오히려 보수 정치 세력의 재편을 노리는 게 합리적인 선택지로 보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빅텐트가 형성된다 해도 승리가 어려울 것입니다.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당 지지로 쏠려있는 중도층을 다시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국민의힘의 노선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아야겠죠.

 

 

🎙️그렇다면 국민의힘이나 보수 세력 쪽에서 추후 이재명 前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가장 큰 대항마는 누가 될 것이라고 보시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만약 빅텐트가 만들어지거나 또는 대선 이후 보수 정당 내지 비민주당 정치 세력의 재편성이 일어난다면 결국 비상계엄 반대 세력이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결국 주도권을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지 기반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윤석열 수호 입장이었던 유권자들을 보면 65세 이상 고령층, 기독교, 영남 등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들만 가지고 집권할 수 없다는 게 명확해진다면 해당 집단의 분열과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령 대구, 경북 지역의 경우 앞으로 계속 국민의힘에서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 그리고 그 국민의힘으로 집권을 노려볼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될 텐데 친윤, 나아가 호윤(護尹)이라 할만한 이들로는 안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른 대안을 찾을 것입니다. 2012~2016년에 호남이 민주당에 가졌던 인식을 비슷하게 가지게 될 상황이겠죠.

 

그리고 나머지 보수 유권자 집단의 경우 탄핵에 반대했던 정치 지도자 중 ‘야당’을 이끌 인물을 찾게 될 것입니다. 2026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선거를 어떻게 치를 건지부터 문제가 될 텐데, 결국 수도권 경쟁력이 있는 인물이 주도권을 쥐는 모양새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40여일 밖에 남지 않은 대선의 관전 포인트를 5가지 정도로 짚어주신다면 무엇인지?

 

1) 보수는 계엄의 바다를  건널 수 있는가?

가장 관건이 되는 포인트일 것입니다. 보수는 과연 윤석열과 거리두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비상계엄을 헌정 질서 유린 시도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계엄의 바다를 건너지 못할 경우, 중도층은 민주당 지지로 계속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동훈 예비 후보를 위시한 세력도 비주류로 위축될 것이고요.

 

2) 이준석의 지지율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는가?

제3정당으로 어느 정도 지지율을 거둘지, 그리고 지지율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지금은 10% 정도는 넘은 거 같고, 15% 선을 넘느냐 마느냐의 문제겠죠. 15%를 넘을 경우, 그리고 그 지지율을 대선 당일까지 유지할 경우 향후 비민주당 세력 재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입니다.

 

3) 이재명은 45%를 넘어서서 50%까지 나올 수 있는가?

3자 대결 기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45% 전후입니다. 이것이 50%를 넘어서면 중도층이 광범위하게 이 후보를 지지하게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고, 그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인식도 쑥 들어가는 상황이 조성되었을 것입니다. 향후 집권에서도 좋은 환경이죠. 하지만 40% 초반대를 계속 유지하거나, 아니면 순간적을 40% 선이 무너지는 상황이 조성된다면 3자 대결 구도가 강해지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습니다.

 

4) 압도적 우세 속에서 이재명 캠프의 인적 구성과 주도권의 변화

이재명 캠프 내의 인적 구성, 그리고 캠프 내 주도권 관전 포인트입니다. 캠프에서 주도권을 쥔 사람이 향후 몇 년 간, 최소한 2026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권한을 행사할 것입니다. 대선 이후 자리 배분과 지방선거 전략이 어떻게 변할지는 대선 판세만큼이나 중요하게 봐야 하는 사항입니다.

 

5) 20~30대와 PK의 표심의 문제

반윤비명 유권자층의 표심, 특히 보수 정당 지지의 외곽에 있는 지지자들의 표심이 민주당 집권 기반의 안정성, 보수 정당 재편, 개혁신당의 미래 등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국회 보좌진 구독자 관심 질문

🎙️기자, 국회 보좌진,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치·경제 컨설턴트가 되신 이유가 있다면?

 

사실 우연한 계기이긴 했습니다. 10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아 박성민 대표님께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40~50대에 정치 쪽 일을 전업으로 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제 적성에도 맞고 앞으로 수요도 줄지 않을 거 같아서 적어도 굶지는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둔 다음 달부터 일하게 되었습니다.

 

정치인, 정당 쪽 수요는 뻔하고 돈을 벌기 어려운 곳이지만 기업, 로펌,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수요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치권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고, 이슈는 복잡해지고 있는 데다, 전문 지식을 활용한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력 자체가 언론사, 정치권에서 일했고 경제학에 기반을 두고 사회과학적인 기반이 있어서 시장이 필요한 서비스를 유연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긴 했습니다. 제 일을 만들어서 한다고 했을 때, 결국 홍보 업무를 할 것도 아니고 학계에 자리잡기엔 나이가 많고 부족한 구석이 있으니 전문 지식 기반의 서비스 제공업을 하는 게 맞는 선택이었죠.

 

 

🎙️국회 보좌진들이 컨설팅 업계로 진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 정치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자 한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업무라는 게 비정형화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게 다릅니다. 선거 캠페인과 정치인에 대한 컨설팅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다른 형태의 툴(tool)이 필요로 하죠. 기업이나 로펌 등을 상대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용역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일단 정무적인 판단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당면한 상황, 가능한 역량, 외부 환경, 경쟁자의 움직임을 고려해서 최적의 솔루션을 빠르게 제공해야 하는 게 정치 자문업의 기본입니다. 고객이 가능한 옵션과 각 옵션 별 장단점을 명확히 정의 내리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인 경영 컨설팅과 달리 고객이 처한 상황이 어느 정도 틀 내에서 정해진 게 아니다 보니 까다로운 구석이 있습니다.

 

아울러 네트워킹이 중요합니다. 네트워킹은 단순히 누구를 잘 안다가 아니라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이해하고, 주요 의사 결정자가 누구인지 그때그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객과의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을 수주받아서 하려면 결국 네트워크와 평판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업무가 복합적이고, 그때그때 다양한 유형의 일을 해야 해서 한 사람이 혼자서 다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누구와 같이 일할지 ‘팀’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전략적인 상황을 규정할 수 있는 분석 역량, 그때그때 필요한 논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과 분석 도구, 그리고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정치·경제 컨설턴트로서 정무적 능력이나 판단을 배양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지?

 

정형화된 지식 체계가 없고, 정규 교과 과정이라 할 만한 게 없기 때문에 결국 ‘사례’를 많이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직접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국내외 정치 이벤트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선거라는 게 밖에서 볼 때하고 안에서 행위자로 움직일 때하고 많이 다릅니다. 정당의 정치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캠페인에 참가해 일을 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캠페인의 흐름, 자금 및 조직, 가능한 홍보 수단과 수단별 주안점, 캠페인 스케줄은 복잡하게 얽혀있고 밖에서 알려주는 이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캠페인에서도 핵심 의사 결정권을 쥐는 그룹에서 일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우연히 십여 년 전에 정당 핵심에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참여하게 되어서 이틀에 한 번은 전략 관련 보고서를 쓰는 일을 했었는데, 그때 많은 걸 배웠던 거 같습니다.

 

간접 경험은 결국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국내나 해외 정치 상황, 정치적 변동 과정에 대한 지식을 계속해서 축적하는 게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캠페인 별로 주된 행위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였나를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권력의 작동 방식, 조직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게 관건인 것 같습니다. 정치는 이념이 아니라 현실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작동하는 것이고, 조직이란 기구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권력과 조직의 생리를 이해하는 게, 조직에서의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행정학을 비롯해 여러 사회과학 이론이나 사례연구가 있으므로 간접 경험이 가능합니다.

 

 

🎙️끝으로 하고 셀럽 구독자들에게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정치에서 결여돼 있는 부분은 현실주의 아닐까 합니다. 유권자들은 특별한 ‘가치’에 공감해서 지지나 반대를 보내는 게 아니고, 무작정 정치인이 든 깃발에 따라가는 군중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체계를 가지고 있는, 다원적이고 심지어 파편화되어 있는 집단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정치는 유권자들의 ‘집단적 합리성’에 기반한 선택을 받으려는 행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에서 전략이 의미가 있고요.

 

목표를 설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목표에 달성하는 과정을 관리하고, 발생하는 마찰적인 요인을 극복하는 역량은 중요합니다. 한국 정치가 요구하는 정치적 기예의 수준이 높아지는 게, 결국 전문가에 대한 수요를 높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셀렙 구독자분들이 염두에 두고 있을 커리어 전망이 밝은 이유 아닐까 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조귀동 실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