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이 될 수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이제 여름이 지나면 곧 국정감사 기간이 올 텐데요. 또다시 국회와 피감기관의 자료 전쟁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국회 입장에서 자료요구는 사활이 건 사안이고요.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협조를 하면서도 어떻게든 방어를 해야 하는 사안인 것 같습니다.
이번 알쓸국잡에서는 두 편에 걸쳐서 국회 보좌진의 자료요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요구란, “숨기려는 자 vs. 찾아내려는 자”의 대회전
- 국회: 행정부의 부실한 자료제출을 비난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처벌 조항’ 강화를 주장
- 행정부: 국회의 과다한 자료요구에 대해, 자료요구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자료제출 거부권’ 마련 주장
🗂️자료요구의 의의
- 국회는 입법활동, 행정부에 대한 감독과 견제,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등을 위해 행정부에 자료를 요구
- 국회가 법률과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자료가 능률적으로 조사·수집되어야 하나, 국회가 필요로 하는 자료를 독자적으로 조사·수집하는 데는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가 있으므로, 대규모로 분업화되고 정보수집구조를 갖추고 있는 행정부에 대한 자료요구권이 부여된 것
- 또한, 법률과 예산의 집행단계에서 정책의 수요자들로부터 발생한 정보가 법률과 예산의 심의단계에 제대로 환류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 정책결정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행정부에 대한 자료요구권은 필요
- 한편, 행정부가 가지는 권한과 기능이 확대됨에 따라 대의기관인 국회의 통제기능이 강조되고 있으나, 국회와 행정부가 보유한 정보가 비대칭적인 상황에서는 통제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움. 가령, 행정부가 임의로 국회가 확정한 예산을 목적 외로 집행한다 하더라도, 집행내역에 대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될 것임
-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행정부의 정보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을 때 행정의 투명성이 보장되고, 권력적 균형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것
- 결국, 국회의 자료요구권은 국회의 눈과 귀, 생각하는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권한이라고 볼 수 있으며, 자료요구권을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 국회의 헌법적 기능 수행의 성과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음
*출처: 국회예산정책처, “국회 자료요구에 대한 정부 자료제출 실태분석” 개요, 2010.3.
🗂️자료요구와 보좌진
- 자료요구는 보좌진의 가장 중요한 특권이자 의무
- 모든 정보는 담당자 컴퓨터에 있음. 담당자처럼 정보를 수집하던지... 그 정보를 잘 받던지... 아니면 그만큼의 실력을 쌓던지...
- 사람 관리가 중요. “다 사람이 하는 것”. 갑을 관계가 아님. 때로는 자료요구에 대한 감사 표시 → 같은 자료를 좀 더 빨리 받기, 같은 질의에 긍정적인 답변 받기 전략
- 문제와 답은 현장에 있다
🗂️자료요구의 문제점
- 비효율적인 중복 요구: 의원이나 보좌관이 개별적으로 동일한 감사기간 동안에 혹은 매년 같은 자료를 반복해서 요청
- 부처에서도 파악이 불가능한 자료 요구: 국회의 무리한 자료요구로 소관 부처에서 통계의 신빙성을 저해하면서까지 자료를 작성해 제출
- 수천 쪽에 달하는 자료 요구: “각 실국의 문저 접수 및 발송 대장 사본 제출”, “관련 문서 일체 제출” 등 많은 양의 자료를 요구
-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자료와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자료 요구
- 국회의원의 자료 요청 건수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어, 무분별하고 과도하게 자료를 요구
- 자료 요구서가 늦어도 제출 요구일 7일 전에 부처에 송달되어야 하나, 제출요구일 1-2일 전에 개별적, 비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
🗂️자료요구의 강도를 정하는 요소
- 나는 여당인가? 야당인가? 당정협의 등
- 나는 갑인가? 을인가?
- 국회의원·보좌진 역할 분담: 한쪽에서는 조여주고 한쪽에서는 풀어주고
- 행정부(집행부)의 협조 태도
- 언론인의 요청
- 다른 의원실 동향
🗂️자료요구 및 활용의 7단계
- 진입단계: 주체적 문제의식, 언론 기사, 제보, 의원의 검토 요청 등을 통해 이슈를 개념화·도식화하고, 필요한 근거와 논리를 구상함. "자료 요구는 수사다. 작은 첩보·정보에서 시작"
- 학습단계: 인터넷 포털과 아키브 검색, 참고 문헌 탐색과 관계자 인터뷰, 집단 지성 토론 등을 통해 필요한 사전 정보들을 축적
- 작성단계: 이슈 제기 및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기초 자료들을 소관 행정기관에 요구
- 협상단계: 원하는 수준의 답변 자료를 행정기관으로부터 제출받기 위해 읍소하거나 때로는 강한 어조. 수차례에 걸친 자료 요구 수행
- 해석단계: 행정기관이 제출하는 답변자료를 잘 분석하고, 필요에 따라 가공하거나 마시지하는 작업. "때로는 작은 것을 부풀리는 ‘침소봉대’, 때로는 큰 것을 유야무야하는 ‘봉대침소’" "모든 페이퍼는 부정과 긍정이 적절히 섞여 있음. 이것을 잘 가공"
- 활용단계: 답변자료를 토대로, 검토보고서 작성, 질의서 작성, 보도자료 작성, 조례 등 자치법규 작성
- 굳히기단계: 자료요구를 근거로 질의서 등 이슈 페이퍼가 완성되면, 담당 공무원들의 저지 작전이 시작. "읍소와 협박. 때로는 검토 요청자가 톤다운을 요청하기도 함"
- 이슈 페이퍼의 기조와 방향을 잘 방어하는 것이 중요
😉다음주에는 '자료요구는 이렇게!: <자료요구 15계명>'이 이어집니다.
이번 알쓸국잡은 정찬호 전 보좌관님이 기고해주신 자료를 바탕으로 일부 편집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