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서 예시

현안과 관련된 질의서는 이렇게 작성해 보세요

 

국정감사, 상임위 질의, 대정부질문, 보좌진이라면 한 번쯤은 질의서 작성 앞에서 막막함을 느껴봤을 겁니다. 좋은 질의서는 단순히 질문을 나열하는 게 아닙니다. 현황 파악 → 문제점 지적 → 날카로운 질의 → 대안 제시, 이 흐름이 갖춰져야 장관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질의서를 어떻게 구성하면 좋은지, 실제 예시를 통해 살펴봅니다. 예시로 활용한 주제는 요즘 국회 안팎에서 뜨거운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입니다. 대통령은 "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하고, 기후부는 추경으로 5,000억 원을 편성했지만, 정작 전력 계통 운영 방식은 그대로입니다. 정책과 현실 사이의 엇박자, 어떻게 질의로 파고들 수 있을까요. 아래 예시 질의서를 구조적으로 뜯어보세요.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확대 요구, 기후부 추경은 5,000억,

정작 정책은 엇박자?

 

 

[현황]

■ 대통령 발언

 이재명 대통령, 30일 제주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때문에 난리가 났는데, 저도 잠이 안 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재생에너지로 정말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언급

  • 이 대통령은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당장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상황이 더 불안정해지는 것 같다"며 "(현재의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는) 너무 느리다"고 언급

 

■ 기후부 추경안

 기후에너지환경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5,245억 원 편성

  • 기후부 추경안에 편성된 사업과 주요 내용은 국민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사업’이 핵심
  • ▲ 햇빛소득마을과 태양광·풍력 등 발전설비 설치에 필요한 자금 지원(2,205억 원) ▲재생에너지 보급지원에 624억 원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어하고 접속 지연 완화 588억 원

 

○ 기후부는 출범 직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확대 계획 발표하기도 함

 

 

[문제점]

■ 화력발전 중심에 머물러 있는 전력계통 운영 방식

 

1) 전력 계통은 화력발전 우대, 재생에너지는 '남는 자리'만 허용되어 버려짐

재생에너지는 출력제어 심화로 인해 계통접속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

  • 화력발전 물량을 우선적으로 보장하는 전력 계통 구조에서는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강제적으로 멈추는 '출력제어'를 실시
  • 매년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급증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이용률 빠르게 감소

 

<육지 출력제어 현황, 출처: 전력거래소>

  • 2024년 산업부는 출력제어 최소화 조치로 호남과 제주 지역의 모든 변전소를 포함한 국내 변전소의 22%를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가 접속불가한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하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구조적으로 막음
  • 미-이란 전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이 커지자 지난 3월 3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타운홀 미팅에서 제주도 내 신규 재생에너지 허가를 제한해 왔던 계통관리변전소

 

○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 제한을 해소하기 위한 송전망 건설의 경우 보통 8년 이상 소요

  • 송전망 건설 사업은 평균 5~6년 이상 지연,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주요 송전설비 중 기한 내 준공된 곳은 16%에 불과한 게 현실
  • 결국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기존 전력망 활용이 시급하나 석탄·LNG 등 대규모 발전설비의 출력이 과도하게 보장되고 있어, 구조적으로 재생에너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음

 

 

2) 화력발전기 최소발전용량, 국제 기준보다 높게 보장되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어려움

○ 대규모 화력발전설비 특성상 적게 발전 시 효율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화력발전기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소발전용량’을 설정

  • 화력발전기가 최소발전용량 이상으로 발전한 이후 남는 여분에 한해서 재생에너지가 발전하는데, 최소발전용량 설정 기준과 검증 과정이 불명확

 

○ 한전자회사 발전기 최소발전용량 기준, 석탄 50-73%(평균 60%), 가스 17-68%(평균 48%)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석탄발전기 평균 최소발전용량을55%→40%로 낮출 것을 권고
  • 일본, 인도,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최소발전용량을 줄이는 추세

 

<외국 사례>

 

 

[질의]

○ 장관님, 지금 전력 계통 운영 방식에서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려봤자 계통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재생에너지는 지금과 동일합니다. 지금은 보장된 화석에너지를 다 보낸 이후 남은 자리에만 재생에너지가 들어가게 되는데요. 에너지를 보낼 수조차 없는데 재생에너지 설비만 늘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대통령도 잠을 못 이룬다고 하셨고, 추경으로 5,000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되고, 기후부는 재생에너지와 전기화 중심으로 에너지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는데요. 현 화력 중심 전력 계통 운영 방식으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정책대로 계통 수용성 개선 없이 설비 확대만 계속된다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커녕, 재생에너지 설비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발전사업자의 경제성은 악화되고 투자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안 제시]

  1. 화력발전기 최소발전용량 대폭하향 조정 필요
    IEA 권고와 일본·인도·중국의 사례에서 확인되듯, 이는 기존 전력망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재생에너지 수용 여력을 즉각 확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2. 화력발전기에 대한 가격입찰제도 도입(보장 중단)
    화력은 경쟁 없이 일정 수준의 출력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반면, 재생에너지는 2026년부터 경쟁입찰할 예정으로 형평성 문제도 심각

  3. 재생에너지 우선급전·우선 접속을 법령에 명문화
    현재 재생에너지는 화력발전기의 최소발전용량 보장 이후에 수용됨.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 가능 시간이 제한적임을 고려하여, 급전·제어 우선순위 기준을 재생에너지 보호 방향으로 재정립. 계통 신규 접속 우선권도 재생에너지 설비에 부여

  4. 전력산업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하고 핵심 정보를 공개
    현재 계통 운영 방식은 사실상 발전사와 운영기관 사이에서만 결정되고 있는데, 여기에 재생에너지 관계자는 부재. 재생에너지 이해관계자의 정책 참여를 제도화하고, 출력제어·계통 여유용량 등 핵심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이 국회 차원의 정책 감시를 위한 출발점

 


 

본 콘텐츠는 기후솔루션의 광고 협찬으로 제작되었습니다.